먼 타국에서, 모국의 국부였던 분의 자살 소식을 들어야 하는 심정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그것도, 자신의 도덕적 신념에 흠집이 났다는 것에 괴로와 하던 '정치인'은 더욱 그렇다.
그가 이 시대의 이 나라에서, 무엇을 얼마나 더 해놓았길 바라는 것인가.
아니, 무엇을 얼마나 '덜' 해놓았길 바랬던 것인가.
경제가 죽었다고 헛지랄을 해대더니, 지금은 죽은 경재의 무덤이 지반을 뚫고 무저갱 속으로 빠져버린 상황을 만든 인간은 너무 열심히 한다고 칭송을 해대고 있다.
입으로는 너무나 많은 것을 공언하면서도, '공언(空言)'과 발음이 똑같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간들이,
자기들이 물려받은 유산을 활용할 방법이,
전 국부를 죽이는 일이었더냐.
'전직 대통령의 예우는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어떤 개새끼의 입에서 터져나왔던 개소리였더냐.
내 똑똑히 기억해주마. 너희들이 말하는 '전직 대통령의 예우'가 무엇인지.
퇴임후, 온 가족에 이종 사촌까지 깡그리 싹싹 긁어서, 너희들의 먼지는 죽은 자의 먼지와 얼마나 많은 차이가 나는지 보자.
1/10 은 넘지 말아라.
비슷한 양의 먼지가 나왔을 때, '전직' 님이 자살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너무 비교되잖냐.
한가지 충고하마.
이제, 죽었으니, 죽은 놈은 말이 없다고 쓰레기통으로 생각해서 마구잡이로 너희들의 온갖 추잡함을 쏟아넣지 말아라.
너희들은 어차피 외국인들이라서 모르겠지만, 한국인의 정이라는 것은 말이다.
망자는 편안하게 보내주는 것이란다.
그러니, 최소한 너희들이 해줄 수 있는 것 단 한가지.
'닥쳐!' 주길 바란다.
현지 시간.
새벽 0시 23분, 기분 더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