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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어처구니 없는 이야기

▶◀ 장자연은 죽어서도 외면받고, 노무현은 죽을 정도로 관심을 받는가?


한가지 확실해진 것이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정치 후진국이라는 사실.

이 '대한민국' 이라는 나라에서 진정코 전세계 최초로 전직 대통령이 자살을 강제하여 성공을 했다는 사실로 인해, 그 동안, 열받아서 등돌리고 외면하려 했던, 이제는 모국이라는 아련한 향수가 흩뿌려진 단어로 얇게나마 이쁘게 포장을 하려 했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정치 실상을 확연하게 목도한 것이다.

그의 죽음에 대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책임 여부를 따질 수 있는지를 떠나, 그가 죽자마자 벌어지는 두가지 뉴스가 나에게는 의미 심장하게 들어왔다.


솔직한 느낌을 말해줄까?

[1] ; "지가 오버한거야. 우리 잘못 아니야!"라고 하고 싶은거지?
[2] ; "쯧쯧, 그러게 좀 잘하지 그랬어"라고 거들먹거리고 싶으냐?

죽은 다음에야 무슨 소리를 못하겠느냐만, 책임 회피를 하려는 모습이 너무나도 역력히 보이는 [1]의 내용과, 자신들의 행태에 대한 반성은 고사하고, 마치 죽음의 모든 원인이 권력에 취한 부패한 이의 모습에 있는 것 처럼 말을 하는 소위 '주류 언론'의 모습.

이 두가지의 모습이 내게 느낌은, [2]의 글 중에 있는 표현처럼, '모골이 송연'하기까지 하다.

노 전대통령 퇴임 직후 부터, 현 정권에서 수도 없이 사용되었던 '전직 대통령의 예우'라는 표현은, 이제 나에게는 국회의원들의 설래발에 언제나 1등으로 사용되는 '국민'이라는 단어처럼 지긋지긋하게 느껴진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노 전대통령의 후보 시절, 나는 이회창 지지자 중 하나였다.
그의 소신이나 철학은 어느정도 공감을 하고 있었지만, 이회창만큼의 능력이 있겠는가, 그리고 그 주변에 그를 받쳐줄 수 있는 인물들이 있겠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컸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통령 당선 후, 첫번째 인식 변화가 온 것은, 우습게도 노무현 본인과 그 주변 인물들때문이 아니라, 이회창과 한나라당 때문이었다.

어렸을적 부터, 우리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다수결의 원칙'과 '결과의 승복'을 배웠다.

때문에, 대통령으로 당선이 된 이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국회의원'들과 특정 당원들, 그리고 주류 언론이었던 조중동의 모습은, '뽑아놓고 도대체 어쩌자는건가? 이뭐병…'이었다.

이라크 파병과 이라크에서의 한국인 공개 살해.

이 두가지 사건은 나에게 노무현 정권에 대한 기대감을 '그럼 그렇지 너라고 별 수 있겠어?'의 냉소로 바꾸어놓았다.

그리고, '탄핵'이라는 헌정사상 최초의 이벤트가 눈앞에 벌어졌었다.
그 탄핵의 사유가 나는 지금까지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사유이기에, 이 부분의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개인적으로 이 시점에서 나에게 노무현이라는 인간에 대한 동정심이 생기게 되었다.

수도 없이 오고가는 말들 속에서, '고졸 출신의 무식한 대통령', '버릇없고 말을 함부로 하는 대통령'이라는 말들이 귀에 들어왔다.

왜? 뽑아놓고 욕들인가? 결과에 승복하라고 가르친건 당신들 아니었던가?

그 후, 경제가 죽어간다고 살기 힘들다고 다들 입으로 떠들어 대고 있을때는 여러가지 경기지표와 외신들의 한국 평가와 극명하게 다른 국내 기사들을 보면서 의구심이 느껴졌다. (솔직히, 그 보다는 개인적으로 들었던 생각은 바로 이것이었다.)

아니, 김영삼이 IMF 똥 사지르고, 김대중이 카드로 돌려막은거, 노무현이 뒷처리하고 똥치우고 있는거 아닌가? 힘든건 당연한거 아니었어?

하지만, 모두들 유행어처럼 입에 달고 다니던 말은, '이게 다 노무현때문이다.'였다.

길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노무현 때문이었고,
여자한테 딱지를 맞아도 노무현 때문이었고,
회사 상사날린 재떨이에 몸을 떨어도 노무현 때문이었다.

그렇게 온나라 비공식 동네북이되었던 노무현의 뒷자리로, 사람들은 이명박을 찍었다.

이때는 이미 한국을 떠나와 있던 관계로, 이명박을 찍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 수 없었다.

왜? 그가 현대에 기여한 것이 무엇이었기에?
왜? 서울시 시장이 되자마자, 히딩크과 가족 기념사진이나 찍었던 인간을?
왜?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 인간을?
왜? 청계천을 시멘트로 대형 어항을 만든 인간을?

그 후, 남대문이 뜨겁게 타올라, 새하얗게 되었고, BBK 양념 치킨 이야기가 떠돌아다니고, 동아전과 14범이라는 신기한 책 이야기가 날아다녔지만, 그는 꿋꿋하게, 값싸고 질좋은 미쿡산 쇠고기 완전 개방을 시킨 후에, 사람들의 손에 촛불을 쥐어주었다.

그러면서, 그는 '전직 대통령의 예우'로서 열심히 노무현을 우대하려고 부던히 노력했었나 보다.

그러던 도중, 한 연예인이 자살을 했다.

그 여인은 죽으면서, 자신의 죽음에 대한 원인 제공자들을 거론했었다.
하지만, 주요 인물이 해외에 있어서 어찌해볼도리가 없다고 수사는 매듭지어졌다.

그리고,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너무나 확실하게 받아, 검찰의 수사로 온가족 검찰청 나들이를 하게된 노무현 대통령은 자살을 했다.
검찰은 해외에 연루된 증거들을 조사하기 위해 해외에 공조 수사를 요청까지 했었다.

그리고, 이제와서, 자신들은 너무 심하게 매도하지 않았단다.

'전직 대통령의 예우'이기 때문인가?

죽으면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한 여린 여자 연기자는, 주요 인물이 해외에 있어서 '공조 수사'도 못해보고 매듭을 지었는데,

온 가족을 싸그리 긁어보고 해외에 '공조 수사'까지 신청하며 엄청난 비리가 숨겨져있을 것 처럼 난리를 피워, 결국 헌정 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이 자살하게 된 것은?

그리고, 자살을 했으니, 수사는 종료, 더이상 없음?


미안하다. 아직도 머리가 정리되지 않고, 횡설수설이다.
하지만, 궁금하다.

자살하면서 수사를 원했던 이의 수사와 자살까지 하도록 하게된 이의 수사.
수사가 멈추는 것이 정답인가? 완전히 다 까발려보는 것이 정답인가?


아직도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