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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취업, 그 선택의 길에서 - 경우의 수 하나.

뭐 그리 쓸게 많다고, 또 주절대려고 이러나? 싶지?

그냥, 또 몇가지 생각나는대로 글을 써볼라고, 들어온거야.
그냥 간단히 생각해봐봐.

요즘 20대들, 취업 걱정으로 인해서 많이들 힘들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있잖아. 그런 와중에, 사회에서는 "20대들이 배불러서 높은 연봉을 바란다"는, 일견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20대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사실이라고 생각해.

내가 저번글(20대들의 답답함에 대한 30대의 조언)에서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취지는, 20대가 높은 연봉을 바라는 것은 배가 불러서일 수도 있지만, 아직 사회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의 '희망 연봉'이 실제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를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라는 것이었고, '현실'과 '희망' 사이에서의 괴리가 생겼을 때, 어떤 선택이 자신에게 합당한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자는 의미에서 글을 썼었어. (글이, 읽어보니, 안그런것 같다고? -_-; 으음...)

자, 이번의 글은 그때 이야기 했던 '현실'과 '희망' 사이의 괴리감을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한번 적어볼까 하는 것이야.
(취업 준비에 대한 글은 아니야. 만약 취업 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미안하지만 다음번을 기다려주길 바래. 나름대로 열심히 써볼께.)


내가 재미있는 모의 시험을 한번 해볼테니까.

취직을 한 경우와 취직을 하지 않은 경우에 따라서, 개인적인 재무재표가 어떻게 바뀌는지 한번 보자고.

무슨 말이냐고?

이런거야.

1. 높은 연봉을 주는 회사를 입사하기 위해서 기다리는 것과
2. 그렇게 높은 연봉을 주는 회사가 아니더라도 지금 바로 입사할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가는 것.

이 두가지 경우가, 자신의 재무상황을 어떻게 바꿔갈 것인가?
이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하는거야.

자, 이 모의 실험을 위해서, 간단히 실험에 참여해주는 가상 인격체 "늑대군"이 있어. (왜 '군'이냐고, 성차별 하냐고 그러지 말아라. -_-; 요즘에는 뭐 조금만 눈에 거슬려도 '성차별' 운운하시는 분들 있던데, 너무 그쪽으로만 생각하지는 말아줘. 내가 남자라서 그냥 '군'이 편해서 쓰는 것이야. 그래도 계속 신경 거슬리면 '양'도 다음번에 불러볼께. 이번에는 그냥 '군'을 캐스팅했어.)

늑대군의 상황

1. 나이 : 25세.
(19세에 서울의 중간정도 대학에 입학하고, 군대 기한 맞춰서 잘 갔다와고, 대학교 그럭저럭 다녀서 딱 25세에 졸업한 20대 젊은이. 이제 취직을 알아보고 있다.)
2. 부모님은 중산층 : 한달에 용돈으로 30만원씩을 주신다.
(어라, 많아?) 근데, 이게 끊긴다. 앞으로는 '꿔' 주신단다.
3. 현재 지출 - 핸드폰 사용료 : 월 8만원
- 교통비 : 월 10만원
- 외식비 & 기타 : 남은돈 모두
---------------------------
총계 : 30 만원
4. 전공 :: 컴퓨터 공학


자, 이 친구 현재 중소기업에서 제안이 하나 들어와 있어.
중소기업 "졸라빡세(주)"
초봉 : 1600만원
근무조건 : 월 - 금 (오전 9시 ~ 오후 5시)
점심 식대 없음.
야근 권장
주말 근무 권장
(초과 근무 시 별도 금액 책정 - 협상)
유급휴가 1년차 3일.
월차 (공식적으로) 1일
무급휴가 1년차 최대 1주일 (협의 후 가부 결정)
(공식적으로) 인센티브, 스톡옵션 제공
(* 월급 지급 방식 : 연봉을 13으로 쪼개어, 한달치 월급을 정하고, 12월달에 잔여 금액을 같이 포함하여 지급함.)
업무 분야 : SI


근데, 이 친구가 바라보는 대기업은 세별전자(주) 야.

초봉 : 2500만원
근무조건 : 월 - 금 (오전 8시 ~ 오후 5시; 점심시간 포함)
점심 식대 : 5천원
(초과 근무시 별도 금액 책정)
유급휴가 1년차 5일
월차 1일
인센티브 제공 (최대 연봉의 50%)
업무 분야 : 전자제품 제작


자, 이제 한번 계산을 해보자고.

2007년 3월 기준으로, 세별전자(주)에서의 신입사원 공채가 있었는데, 늑대군은 면접에서 깻잎 한장 차이로 '아깝게' 떨어졌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6월에서 7월 경에 사이에 하반기 추가 공채를 기다릴 생각이야.

3월을 기준으로 여기서 부터 한번 계산을 시작해보자고.

  (주)졸라빡세를 다닐 경우 (주)세별전자 공채를 기다릴 경우
수입 지출 잔액 수입 지출 잔액
3월 110만원(1) 40만원(2) 70만원 0만원 30만원 -30만원
4월 110만원 40만원 140만원 0만원 30만원 -60만원
5월 110만원 40만원 180만원 0만원 30만원 -90만원
6월 110만원 40만원 220만원 0만원 30만원 -120만원

(1)1600/13에서 세금이니 뭐니에 우수리도 짤라서 이렇게보자고
(2)회사 다니면서 좀 더 쓰게 될테니, 일단 이정도 쓰고 나머지는 죽어라 아낀다고 생각해보자고



자, 이렇게 해서 6월이 되어서, 세별전자에서 공채를 해, 늑대군이 뽑힌 경우를 한번 볼까?

  (주)졸라빡세를 다닐 경우 (주)세별전자를 다닐 경우
수입 지출 잔액 수입 지출 잔액
7월 110만원 40만원 310만원 180만원 40만원 20만원
8월 110만원 40만원 380만원 180만원 40만원 160만원
9월 110만원 40만원 420만원 180만원 40만원 300만원
10월 110만원 40만원 490만원 180만원 40만원 440만원
11월 110만원 40만원 560만원 180만원 40만원 580만원
12월 220만원 40만원 740만원 180만원 40만원 720만원


봤지? 6개월만에 중소기업 다니던 늑대군과 동급의 금액을 모았어.
(부모님한테 받은 돈은 뱉어야 하는거 아니냐 이런 소리는 나중에 하자고. -_-; 대기업 신입사원 연수 들어가면 돈이 이거랑 좀 틀리겠지만, 간단한 약식 계산이니 그런거는 넘어가주었으면 좋겠네.)

심지어 대기업에서 인센티브를 받지도 못한 경우에도 그렇다면, 인센티브까지 받았다면 이미 역전이지.

이 친구도 이걸 노리고 (주)졸라빡세를 안가는게 좋겠다 싶은 생각이기도 해.
근데, 불안한건 사실이야. 왜냐하면....

  (주)졸라빡세를 다닐 경우 (주)세별전자에 떨어져서
계속 백수인 경우
수입 지출 잔액 수입 지출 잔액
7월 110만원 40만원 310만원 0만원 30만원 -150만원
8월 110만원 40만원 380만원 0만원 30만원 -180만원
9월 110만원 40만원 420만원 0만원 30만원 -210만원
10월 110만원 40만원 490만원 0만원 30만원 -240만원
11월 110만원 40만원 560만원 0만원 30만원 -270만원
12월 220만원 40만원 740만원 0만원 30만원 -300만원


자, 이렇게 되면 졸라빡세라도 다닌 경우하고, 돈이 1천만원이 넘게 차이가 나.
게다가 또 다른 핸디캡이 존재해.

그 다음해가 되면, (주)졸라빡세를 다닌 늑대군은 연봉이 '쬐끔'이라도 올라갈거고, 경력도 '1년'이라는 계급장이 붙어. 그렇게 되면,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게 되겠지?

근데, 아무곳도 안다닌 늑대군은, 아무런 이력서 상의 변동없이 그냥 '백수'로 1년의 공백기간이 생겨버려.
선택의 차이로 벌어지는게, 특히 '시간'이라는 것 앞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되는거지.

무슨 이야기 하려는지 알겠지? 하지만, 너무 많이 가지는 말아주길 바래.
이게 또, 단순한 산수 계산 문제가 아니잖아? '삶'이라는거.

일단, (주)졸라빡세라는 회사의 근무 상황에 대해서도 그렇고, 실제 자기 발전성이나, 개인 시간 활용 측면도 고려를 해봐야 하는 문제라는거, 내가 말하기 전에 이미 입안 가득 물고 있을거라고 생각해.

주말 근무와 야근을 권장하는 회사 들어가서 골병든 사람들 이야기 많이들어봤을거야.
특히나, SI 처럼 '갑'(혹은 '을'이나 '병'.. -_-; 이건뭐..)을 상대해야하는 위치에서 시간에 쪼들리면서 하는 일?

권장 사항은 아니야.

어쨌거나, 지금 이 부분을 쓴 이유는, '저런 부분도 생각은 해봐야지'라는 일종의 권유야.

요즘은 너도나도 다들 '돈,돈,돈' 해서, 한번 정말 '돈'을 생각해보자는 식으로 첫 시작을 해봤었어. (제대로된 시도인지는 모르겠다.)

누군가 그러더라,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갈림길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서 가느냐에 따라, 그 도달점이 크게 차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일꺼야.

학교는 다시한번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사회는 그게 쉽지 않으니까 더욱더 뼈저리게 느껴지는 것이겠지.

하지만, 취업을 하겠다는 목적 하나로 토익,토플,시험에만 매달리면서, 정작 취업을 선택하지 못하고 전전긍긍만 하는 것은 답은 아닐 수도 있어.

정답이라는 것은 없어. 그렇게 전전긍긍하다 정말 대기업에 들어가는 친구들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요는, 자신의 시간을 자신이 후회하지 않도록 잘 사용하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또 차후로 미루자고.
(매번 글을 쓰다 담으로 미루는 듯 하네. -_-; 미안해. 글 쓰는게 본업이 아니라서. 먹고 살기 위해서 일도 해야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