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사는 이야기

촛불은 꺼지기 전에 그렇게 밝게 빛난다.

촛불은 꺼지기 전에 그렇듯 밝게 빛나지만,
그 촛불이 꺼지기 전이라는 것을 촛불은 모를 것이다.


꽃은 몇일 지나지 않아 질지언정, 언제나 힘차고 아름답게 피어난다.
그러나, 그 꽃이 질 것이라는 것을 꽃은 진정 모를 것이다.


사람은 사랑을 할 때, 언젠가는 헤어질지라도 온몸을 불태우는 사랑을 하지 않는다.
사람은 언젠가 헤어짐이 있음을 알고 있다.


촛불과 꽃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없어지지만,
사람의 사랑은 언제 올지도 모르는 미래의 암울함을 되새기며 지금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 올지도 몰랐던 미래의 암울함을 바로 내일 오게 만든다.


후회를 하며 몸부림을 치고, 눈물을 흩뿌리는 것은,
떠나간 사랑을 붙잡기 위해서가 아닌,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자신의 현명함을 인지하는 의식.


그래서, 사람들의 사랑은 채념도 빠르다.

- 꽤 오래전에 썼던 글을 다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