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사는 이야기

목이 길어진 세상아

이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가 어느 것이냐 묻는다면,

머리에서 가슴까지라 누가 이야기 하더이다.

그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를 가깝게 하기 위해서,

우리들은, 선술집의 소주한잔에 몸을 맡기었었소.


우리의 아버지들이 소주한잔에 가까워진 머리와 가슴으로,
세상과 삶에 대해 진솔한 의견을 나누었을 때를 생각하며,

그들은, 소주한잔을 그리워 하오.

그들의 소주한잔은, 머리와 가슴을 가까이하여 만든,
세상에 대한 그들만의 추억이 그 속에 담겨있기 때문이오.


우리들이 소주 한병에 머리와 가슴을 가까이 하려 하지만,
우리의 소주한병은, 아버지들의 소주한잔보다 묽은 것인가보오.

우리들만의 진솔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
우리는 소주 한잔을 마시고,
두잔을 부었으며,
한병을 비웠고,
한박스를 없애버렸소.

그러나, 우리의 가슴과 머리의 거리는, 필요한 만큼 가까워지지 않고,
여전히 먼거리를 두고 있소.

그것이, 우리를 진솔한 이야기에 대한 추억을 담을 수 없게 만들어 가는 것인가보오.


헌데,

아버지들의 소주한잔보다도 묽은 소주 한병을 마신 우리는,
왜 이리도 어지러워, 속에 있는 모든 것을 게워내는 것이오?

길가에 쓰러져 몸을 못가눌 정도로, 몸은 술이 독하다는데...

우리의 머리는 여전히 아버지들의 소주한잔보다도 더 먼 곳에 있소.


아마.....

우리의 목은, 아버지들의 그것보다 훨씬 길어진 것인가보오.